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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의학건강

구강암 초기증상, 사람을 슬프게 만드는 병~

by 香港 2020.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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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4기로 발견된 암이 항암치료와 여러 전이암으로 번지더니 결국 마지막으로 찾아온 곳이 입속에 전이된 구강암이다.

 

구강암 초기증상은 예전에 이 블로그에 증상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포스팅을 위해 단편적인 지식만 공부했을 뿐이다.

 

구강암 초기증상 : dalblu.tistory.com/176

 

구강암으로 판정받은 후 짧은 시간동안에 발생한 진행과정을 생각하면 이 병이 환자와 가족에서 얼마나 큰 고통과 상실감을 주는지 여실히 알게 된다.

 

구강암 초기증상과 진행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일반적인 암과는 전혀 궤도를 달리한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내게 발생한 암세포가 커가는 과정을 직접 보게 된다는 점이다.

 

 

다른 암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몸속의 장기에서 생기고 환자에게는 통증이라는 고통을 준다. 구강암은 입안에서 커져가는 암을 직접 목격하고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좌절적인 심적 고통이 크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찾아 온 구강암 초기증상은 입속의 혀 아래쪽(턱부분 피부)에 미세한 작은 혹이 보였다. 살짝 부풀어 오르려는지 중심부는 약간 하얀 색이었는데 육안으로 자세히 보면 식별이 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았는데 혹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하루가 다르게 커져만 간다. 혀 아래쪽을 자리를 잡더니 혀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압박을 가한다. 그냥 또 어딘가에 전이암이 발생한 건가 하는 정도였는데 눈에 띄게 심각해 진다.

 

 

말기 암환자였으므로 의사는 얼마 못산다고 시한부 판정까지 내렸지만 구강암이 발견될 때까지만 해도 외관상으로는 큰 문제는 없었다. 말김 암환자라고 하지만 오히려 평온한 모습이기도 했다.

 

그런데 입속에 작았던 혹은 무서울 정도로 커져 10일쯤 지나니 혀 아래쪽엔 500원 짜리 동전만하게 부풀어 오른다.

 

묵직한 암덩어리가 혀의 움직임을 방해하니 점점 말하는 것도 힘들고 특히 음식이 씹기 어려워 진다. 죽밖에는 먹을 수 없다.

 

다시 10여일이 또 흐르니 이젠 더 이상 손쓰기가 힘들다. 몸 상태도 급전직하로 안좋아진다. 혈전까지 겹쳐 피가 잘 안통하니 손과 발이 예전보다 더 차다. 

 

개구충제용 펜벤다졸과 cbd 오일이 좋다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우리도 어렵게 구해 복용을 해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

 

 

병원에 가봐야 더 이상 치료약이 없어 혈액검사밖엔 할 게 없다. 구강암 같다고 말은 하지만 뚜렷한 치료라든가 수술하자는 이야기조차도 안한다. 마음에 준비를 하라는 의미이다.

 

또 막상 구강암 수술을 한다고 해도 입안에 생긴 큰 세포를 어떤식으로 제거할 수 있을까? 불가능이다. 암 세포를 제거하려면 외모적으로도 큰 손상을 가져올텐데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괴로울 수 밖에 없다. 

 

오로지 마약성 진통제만 처방해 준다. 그리고 한달이 흐른다. 이젠 말하는 것 조차도 힘들다. 약과 음식을 먹는 것도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입안 깊숙이 묽은 죽이나 약을 갈은 물을 넣어 흘려주고 삼켜야 하는데 입안이 꽉 차있어 힘이 든다. 암세포가 커지면서 아래쪽 치아는 다 뽑혀졌다.

 

입을 다물지도 못하니까 노출된 암세포는 공기와 맞닿아 자꾸 터지면서 출혈이 발생하고 진물이 흐르고 그 냄새는 집안을 꽉 채운다.

 

몇개월 전부터 평소 좋아하는 성가를 매일 1시간정도씩 불러드렸다. 정신이 온전할때는 누운 상태에서도 같이 따라하면서 좋아하셨는데 이젠 웅얼거리기도 힘들어 마음속으로만 따라 부른다.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인채로 성가를 따라 부른다. 나도 울면서 노래를 불러드린다. 54장 <주님의 나의 목자> 2절가사인 ‘죽음의 골짜기를 간다해~도 주님 계시니 두렵지 않네’ 소절에서는 결국 엉엉 울어 버렸다.

 

난 요즘도 이 노래를 부를때면 항상 눈가에 물기가 촉촉히 배인다.  엄마 모습을 생각하면서...

 

 

암세포는 하루가 무섭게 커져만 가니 입을 크게 벌린 상태에서도 그 엄청난 크기로 인해 숨쉬는 것도 힘들어 한다.

 

친척이나 아는 지인이 방문하는 것도 싫어한다. 매일 손거울을 옆에 두고 시간만 나면 누워서 보는데 아프고 추하게 변한 모습을 본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도 남는다.

 

평소 예쁘고 좋았던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고 기억에 남겨지고 싶은 마음은 가까운 친척분들, 지인분들, 성당 교우분들까지 모든 병문안은 거절한다.  구강암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손님이 찾아오면 늘 반가와하고 좋아하셨는데 ....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부터 엄마는 마약성 진통제로 인해 섬망증세와 혼수상태가 많아졌다. 어쩌다 정신이 온전할땐 말을 하고 싶어 했는데 혀를 움직일 수 없으니 그저 신음소리와 다를바 없었다.

 

말을 못하는 그 심정이 얼마나 슬펐을까! 또 아무리 애를 써도 이야기를 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더 답답했고 통한스러웠다. 힘들지만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을텐데 아들놈이든 딸년이든 모두 못 알아먹고 있었으니 너무 죄송했다.

 

엄마... 얼마나 절망적이고 힘들었는지 생각하면 늘 미안해!  암세포 진물 냄새가 심하게 진동했던 그 방에 들어서면 지금도 엄마 체취가 느껴져서 오히려 좋아.

 

눈물을 계속 나오는대도 침대 위에 놓여진 엄마 사진을 볼때마다 너무 좋아. 침대위에 웅크리고 누워서 힘들어 했던 엄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

 

이번 주가 엄마 1주기 제사야. 예쁘게 상차려서 엄마가 좋아했던 음식들로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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